대학 입학사정관들은 다양성을 목표로 지원자들을 심사한다. 어떤 지원자가 꼽는 드림스쿨에 같은 고등학교에서 20명이 지원했고, 모두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었다면, 그만큼 그 학생이 합격할 확률은 줄어든다.
명문대 딱지가 붙은 대학들에는 해마다 신입생 입학 정원보다 3~4배 많은 지원자들이 몰린다. 입학사정 절차는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흡사하다. 특정 대학에 합격한다고 원하는 직업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며, 커리어 초이스에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다.
대학은 ‘사람’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경험을 거절할 뿐이다. 내가 아는 어떤 학생은 지난 봄 동부지역에 있는 자신의 드림스쿨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고, 합격하지 못한 이유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드림스쿨에 붙지 못한 이유를 찾아 나선다고 해도 절대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을 찾아 방황하는 것 보다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는 편이 불합격 후의 세상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부 한인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의사, 변호사, 회계사, 판사, 검사 등 ‘사’자 직업이 돈도 잘 벌고, 안정적이라고 교육시킨다. 몸만 미국에 있을 뿐 사고방식은 그대로다. 옛날 얘기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적잖은 한인 이민가정에서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똑 같은 얘기를 듣고 자란다. 이런 밥상머리 교육 때문에 대학 입학원서를 쓸 때 부모의 드림스쿨이 학생의 드림스쿨이 되어버린다. 이럴 경우 자녀가 대학으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을 경우 부모가 낙담하는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