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입생 선발은 각 대학의 권한이어서 이 때문에 SAT나 ACT 점수가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 아무리 점수가 높아도 다른 평가들에서 좋지 못했다면 얼마든 지 불합격되는 게 미국 대학입시의 모습이다.
그런데 얼마 전 전국대학카운슬러협회(NACAC)가 미국 대학들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학력평가시험 점수를 입시에서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미국 대학입시에 깊은 뿌리는 내리고 있었지만 이제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간이 됐다는 것이다. NACAC는 이 시험에 대한 소득과 인종의 불균형, 이 시험이 실제 대학 수강능력을 평가하는데 대한 보다 세밀한 분석과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북가주 알라메다 카운티 법원이 UC의 입학사정에서 점수 반영을 금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미 UC계열은 점진적으로 이 시험점수 제출을 배제하기로 최종 결정한 바 있는데 법원이 아예 급제동을 건 셈이다. 사립대학들 중에서도 이 점수 제출을 폐지하거나 옵션으로 바꾸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 명문 사립대들은 여전히 입시요강에서 점수제출을 필수로 정하고 있고, 이 방침이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제도 반대론자들의 집요한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입시제도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고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그리고 SAT나 ACT 점수가 입시에 반영된 이유가 그나마 대학 수업 수강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논리력, 분석력을 측정할 수 있는 공감된 방법이었음도 부인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