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학생들은 일반인이 겪는 정상적인 레벨의 슬픔이나 불안 정도는 경험해 봐야 한다. 설사 부모의 요청으로 성적이 바뀌었다고 치자. 그 학생은 무엇을 배우겠는가? 인생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성취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부모의 입김과 압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셈이 된다. 어린 사람일 지라도 자신을 스스로 변호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시기에 들어서는 더욱 그렇다.
불도저 부모 현상에는 테크놀러지의 발달이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본다.
선을 넘는 행위가 아니라면,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필요하고 권장할 만하다. 학생에게 ‘나는 중요한 사람이고 가족이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내가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 대한 불안감은 불도저 부모 현상을 부채질한다. 그래서 일부 돈 많고 몰지각한 부모들은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범법 행위까지 저지르는 것이다. 입시 부정 스캔들이 보도된 뒤 ‘몽클레어 스테이트 대학’의 입학사무처장은 ‘학생 대신 부모가 쓴 것이 명백한’ 대입 원서들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학생이 아닌 어른의 목소리로 에세이를 썼고, 실수로 지원서에 부모의 소셜번호까지 기입했다. 심지어 부모가 대입원서에 자기 이름을 넣은 경우도 2회 이상 있었다고 입학사무처장은 밝힌 바 있다.